아이고 내눈 (니콘렌즈)

요즘 휴가를 얻어서, 전부터 해야지 하고 생각하던 것을 모조리 해치우기로 결심했다.

일단 가장 먼저 한 것은, 안과에 가서 시력 검사받기.

성인이 되고 나서 시력의 변화가 크게 없었기 때문에, 가끔 안경이 낡거나 부러지면 사는 정도로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최근 동영상을 계속해서 봐야 하는 일을 일 년 넘게 하다 보니, 정말 급격하게 시력이 나빠져 버렸다.

의외로 가까운 곳을 보는 것에는 별문제가 없어서 그다지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작년에 정기 점진에서 눈이 나쁘신 것 같네요! 안경을 새로 맞춰보세요. 라는 말을 들었으나, 그때만 해도 아직 코로나가 심하던 시절이라 나중에 해야겠다 하고 넘어갔었다.

하지만 얼마 전 운전면허를 갱신하는데, 정말 시력검사표가 보이지 않아서 통과 못할뻔하면서 사태의 심각성? 을 느끼게 되어 눈 검사를 받아봐야겠다 하고 근처 평이 좋아 보이는 안과를 찾아놓았다.

그래서 텐진 근처의 깔끔해 보이는 안과에서 친절한 병원 분들에게 검사받은 결과 다행히 눈에 문제는 없으며, 단지 눈이 아주 많이 나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새로운 렌즈를 병원에서 구입하고, 안경은 예전에 봐두었던 근처 큰 안경원에 무작정 찾아갔는데, 굉장히 친절하시게 어울리는 안경을 같이 골라주셔서 간만에 만족스러운 안경구입 경험을 했다.

안경을 맞추는 것도 계속 미뤄왔던 이유 중에 하나가, 한국에 들어가서 맞추고 싶은 마음에서였는데, 생각보다 일본에서 사는 것과 한국에서 사는 것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던 점도 마음에 들었다.

한국에서도 안경을 맞출 때는 보통 두배 압축, 세배 압축등으로 말씀하시는 안경알을 골랐는데, 아마 비구면, 양면 비구면 렌즈를 의미했던 것 같다. 여기서도 두깨 등을 고려해서 안경사가 추천해주는 렌즈를 골랐는데 재미있는 건 나중에 받아보니 일본에서 맞춘 거라 그런지 렌즈가 니콘 거였다는 거. 예전에 유학 생활할 때도 일본에서 맞춘 적이 한번 있긴 했었는데, 그때는 안경렌즈가 뭐였을지 궁금하네. 정작 그때 그 안경은 이상하게 불편했기에 몇 번 쓰진 않았던 기억이 있다.

요즘 그래서 날도 점점 시원해지고 있어서 눈에 녹색과 하늘색을 많이 넣어줄 요량으로 동네에 많은 조그만 여우 신사들을 돌아보는 미션을 혼자 진행 중인데, 조사해본 결과 의외로 여우신사들의 본사는 교토 후시미 이나리 신사이며, 그 신사의 유래가 신라에서 건너온 도래인의 신이라는 설이 유력하다고 해서 재미있었다. 근처에 있어서 자주 찾아가는 스미요시 신사에도 신라의 해신이 모셔져 있다는 글도 어느 한국분이 써놓으신걸 본적이 있는데, 그냥 가서 보는 것보다 이렇게 배경지식 등을 찾아가며 보는 것이 더 큰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다음번엔 신사들에 대해서도 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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